글 수 515
내가 만약 인생을 다시 산다면
그때는 더 많이 실수를 저질르고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내가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지난번 살았던 인생보다 더 우둔하게 살리라.
되도록 심각해지지 않고
좀 더 즐거운 기회를 잡으리라.
여행도 더 자주 다니고,
석양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산을 향한 발걸음도 더 자주 하고,
나를 돌아볼 나만의 시간들로
명상에 잠긴 시간들을 늘려 보리라.
부질없음에 보내는 시간을 갖지 않으리라.
소중한 내 인생을
결코 함부로 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리라.
그 어느 것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리라.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니까


당연히 힘들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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